중앙 아시아의 이슬람 확산

2007.07.19 17:18

정근태 조회 수:4671 추천:43

인쇄판 파발마 187호의 특집 기사입니다.  


유라시아 한복판에 위치해 있으며 문화 교류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지역은 지금 매우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이슬람 원리주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 인권보다 경제적 이권을 추구하는 서구 진영, 러시아 정부의 시행착오들, 그리고 코카서스(Caucasus) 지역의 독립 운동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폭력적 진압 등이 중앙아시아에 이슬람 원리주의가 팽창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폴란드 바르샤바(Warsaw)에 위치한 동방연구센터(Center for Eastern Studies)는 발표했다.  

여러 연구를 통해 제기되었고 동방연구센터에서 보다 심화된 이론은, 중앙아시아가 유라시아 대륙 중심에 위치하며 유럽과 러시아, 중국, 이슬람 문화의 접경지라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되자 수많은 독립국들이 탄생했다. 남 코카서스의 그루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이 그 예이다. 또한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는 러시아 연방에 속한 북(北)코카서스 공화국들의 민족주의 정서를 다시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여러 측면에서 이들 북코카서스 공화국들은 러시아 연방 보다는 남(南)코카서스와 중앙아시아 나라들에 더 가깝다.

공산주의가 붕괴하자 코카서스 지방에는 민족주의가 부상하였고,
중앙 아시아에서는 이슬람이 국가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중심 종교로 자리 잡았다

이 지역에서 러시아와 미국, 중국 그리고 이란과 터키 같은 여러 나라들이 영향력을 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나라들 내부에서도 주도권을 잡으려는 소위 ‘새로운 힘 겨루기(The New Great Game, 위의 기사 참조, 역주)’라는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도 상황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서구 진영은 민주화와 인권존중을 호소하는 동시에 경제적 이권을 우선시하는 이중적 입장을 취하여 왔다.

특히 수십 년 동안 무신론을 강요하던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지자, 기독교(정교) 국가인 그루지아와 아르메니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는 이슬람이 중심 종교로 부상했다. 이슬람은 코카서스와 중앙아시아 일대에서 국가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핵심 도구이며, 지역 관습을 통합하는 중심 세력이자 자국민을 위한 실제적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은 것이다.  

지금껏 중앙아시아 지역의 이슬람 공동체들은 기독교인들(대개 동방정교회 교인들)에게 관대한 편이었지만 무슬림을 개종시키려는 시도는 강경하고 단호하게 대처했었다. 이슬람은 중앙아시아 나라들의 정체성의 근간이 되어 왔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지금은 독립국이 된 구(舊)소비에트 연방 국가들은 소비에트 영향권에서 벗어나 전 세계적 이슬람 공동체인 ‘움마(Ummah)’의 핵심 거점이 되었는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의 불안정한 분쟁 상황도 여기에 한 몫을 했다. 게다가 급진적 이슬람 운동과 이란 같은 급진주의 이슬람 나라들도 이 지역의 이슬람화(化)에 모종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또 체첸 공화국의 분쟁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러시아 정부의 무능함과 러시아 연방 내 여러 공화국들의 민족주의를 저지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시도 또한 이슬람의 성장을 부추겼다.

증앙 아시아의 불안한 정국과 코카서스 지역의 독립에 대한 열망은
이슬람 원리주의 확산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갈수록 사회, 경제적 여건이 피폐해지고, 미래를 낙관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늘어가는 가운데, 중앙아시아 사회에서는 긴장과 불안이 이미 극에 달했고, 결국 2005년 5월 우즈베키스탄의 안디잔(Andijan)과 2005년 10월 북(北)코카서스의 날치크(Nalchik)에서 유혈 사태가 발생하였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이 저항 운동을 강경하게 진압하였지만, 서구 진영은 정부의 폭력적인 진압에 실질적 대응은 자제하고 비난의 말만 던질 뿐이었다.  

자치와 독립 의지가 강경하게 진압되고 자유가 제한된 북코카서스의 분위기는 이슬람 원리주의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으며, 수많은 젊은이들은 그들의 열망과 주장을 이슬람 원리주의를 통해 표현하게 되었다. 동방연구센터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이슬람 원리주의 성장을 촉진하는 정치, 사회, 경제적 원인들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이 지역에 미치는 이슬람의 영향력도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출처: Spero News, 2007년 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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