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크선 여성이 글 알아도 이혼사유?

2009.09.27 16:44

정근태 조회 수:3920 추천:52


해외 근로 남편, SMS로 이혼 통보 논란

(알마티=연합뉴스) 이희열 특파원 = 외국에서 일하는 타지키스탄 이주노동자 남편들이 문자메시지로 이혼 통보하는 경우가 느는 가운데 심지어 아내가 글을 안다는 것도 '휴대전화 이혼' 사유로 등장하고 있다.

칼리마 샴소바(24)는 5년 전 당시 9개월 된 딸을 데리고 남편으로부터 '휴대전화 이혼'을 당해야 했다고 AFP가 26일 보도했다. 그녀가 이혼을 당한 이유는 글을 안다는 것 때문. 그녀는 남편이 외국으로 일하러 떠난 뒤 시댁에서 호된 시집살이를 하던 중 글자를 안다는 것에 화가 난 시댁식구들이 남편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이혼하라고 강요를 했던 것이다.

대부분이 보수적인 수니파 무슬림인 가난한 타지키스탄은 1990년대 발발한 내전 등으로 경제가 붕괴하면서 노동자들이 인근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같은 더 잘사는 나라들로 빠져나가면서 문자 이혼 같은 새로운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수니 법전에 따르면 남편이 부인과 이혼하려면 세 번 '이혼'을 말하면 된다고 이슬람 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하지만 '휴대전화 이혼'을 당한 여성들은 깊은 수치심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타지크에서 얼마나 많은 여성이 문자 이혼을 당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파악되고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대략 수천 명 정도라고 추산할 뿐이다.

러시아로 떠난 남편으로부터 '휴대전화 이혼'을 당한 노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처음엔 실수거나 누군가의 악의적인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수치심 때문에 목을 매거나 물에 빠져 죽거나 아니면 빙초산을 마시고 죽고 싶었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이런 '휴대전화 이혼'에 대한 반론도 일부 이어지고 있다. 몇몇 전문가들은 이혼이라는 말은 부인 앞에서 해야 하며 문자메시지(SMS)나 이메일로 한 이혼통보는 유효한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코빌드존 보예프 타지크 이슬람 센터 종교교리학과장은 "SMS를 통한 남편의 이혼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슬람법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도르술탄 쇼나지로바 여성인권문제 전문변호사도 "무슬림 성직자와 남성 부모들은 무슬림 전통을 존중하도록 촉구해야 하며 이런 문자 메시지와 전화 이혼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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