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작지킴이] 아름다운 장례식 1편

2011.07.01 11:58

종정욱 조회 수:5549 추천:18



아름다운 장례식 1편






저희 한글학교 반에는 카작인 중고등학생 자매가 있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 중에 제일 실력이 좋은데 그 중 언니가 얼마 전 침례를 받았습니다.

그 언니이름은 다나, 따라즈 교회에 3명 밖에 없는 카작인 중 한명입니다.

하지만 두 자매는 번갈아가며 수업도 잘 빠지고 학생반 예배도 자주 못나옵니다.

왜냐하면 집에 계신 엄마를 돌봐야하기 때문이지요.






아빠는 둘째 딸이 돌도 안됐을 때 엄마를 떠났습니다.

경제적 도움은 물론 교제도 없었습니다.

엄마는 두 아이를 혼자 키우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였고

감기처럼 시작된 병이 양쪽 배에 구멍을 내고 누워만 있어야 할 지경까지 되었습니다.






두 자매는 학교에서도 우등생인데 아마 할머니를 닮아 그런 것 같습니다.

할머니는 카작인이지만 오래전 기독교를 받아들였습니다.

다나의 엄마는 자신의 병을 남편탓으로 돌렸고

하나님이 계시다면 왜 자기를 고쳐주지 않느냐며

원망과 분노, 고통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저희는 오래전부터 방문을 원했지만 할머니는 딸이 원할 때 하자며 늘 미루셨습니다.

그리고 딸이 모두 용서하고 내려놓기를 기도해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그런데 지난 안식일 저녁 다나의 엄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일요일에는 학생청년반, 한글학교, 여성전도프로그램,

멀리 떨어진 곳에서 환자 방문과 구역반 예배,

끝나고 집사님 손자 돌잔치에서 사진을 찍어주기로 약속했는데

언제 방문을 해야하나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같이 가기로 한 굴랴(전도열의가 강한 카작인 여성도님)를 통해

자꾸만 오늘 가자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바쁜 일정을 빨리 끝내 놓고 다나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낡은 집 안에는 식탁 외엔 가구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누나를 돕느라 장가갈 때를 놓친 삼촌은 화장실에 장판을 깔아 방을 쓰고

엄마는 작은 방에 누워 계시고 할머니와 두 자매는 거실에서 생활합니다.






첫 방문이라 저희가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고민하는 동안

굴랴는 누워 있는 다나의 엄마에게 ‘회개하세요. 용서하세요. 하나님께 모두 맡기고 기도하세요.

예수님을 믿으세요.’하며 열변을 토합니다.

송목사는 동갑인 다나의 엄마와 친구가 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오는 8월 30일 생일에는 우리가 파티를 열어주기로 했습니다.






다나는 내일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길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파는 것인데 요즘처럼 35도가 넘는 날씨에는

슬리퍼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다나에겐 여름 슬리퍼가 없어서 친구에게 헌 샌달을 선물받았습니다.

집에 밀가루도 다 떨어지고 돈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난생 처음 해보는 아르바이트라 조금 들 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희도 다나를 방문하게 되어서 정말 기쁘고 은혜로웠습니다.

-2편에 계속


사진 : 다나의 침례받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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