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부 연안의 장쑤(江蘇)성 롄윈(連雲)항에서 네덜란드의 무역항 로테르담에 이르는 유라시안 횡단 철도(총연장 1만900㎞)를 개통한 중국이 이번에는 중동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제2 유라시안 횡단 철도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내륙 아시아를 횡단하는 고대의 동서 통상로였던 실크로드를 사실상 다시 복원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제해권을 장악하고 있는 인도양과 서태평양을 거치지 않고도 중동의 석유를 공급받을 수 있는 육상 루트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 5일 상하이협력기구(SCO) 베이징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알마즈텍 아탐바예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연달아 정상회담을 갖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제2 유라시안 횡단 철도 건설을 시작할 것을 요청했다. 후 주석과 원 총리가 같은 날 한 나라 정상을 동시에 만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후 주석은 또 6일에는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폐막일인 지난 7일에는 두 나라를 포함한 중앙아시아 각국의 사회기초시설 건설에 필요한 자금 100억달러를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약속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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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처럼 공을 들이는 이유는 두 나라가 중국 서부 카스(喀什)에서 출발해 투르크메니스탄, 이란을 거쳐 터키로 이어지는 제2 유라시안 횡단 철도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제2 유라시안 횡단 철도의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구간은 총 504㎞로 이 중 키르기스스탄이 278.1㎞, 중국이 175.9㎞, 우즈베키스탄이 약 50㎞이다. 중국은 1997년부터 두 나라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 철도 건설에 나섰지만, 13억달러가 넘는 막대한 건설비에 발목이 잡혔다. 중국은 자국이 우선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두 국가로부터 광물로 건설비를 돌려받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상대적으로 건설 구간이 긴 키르기스스탄은 국내 여론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쉽게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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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 들어 키르기스스탄 정부의 태도가 달라졌다. 지난 4월 키르기스스탄 교통통신부는 중국 철도 분야 국영기업과 제2 유라시안 횡단 철도 협력각서를 체결했다. 또 5월에는 베이징에서 중국 정부와 건설비 융자 관련 협의도 벌였다.

중국은 일단 국내 구간부터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중앙아시아 국가와 협의만 잘 이뤄진다면 6년 내에 횡단 철도를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국이 이 횡단 철도 건설에 매달리는 데는 중동 석유 공급로 확보라는 전략적 목적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왕멍수(王夢恕) 중국과학원 원사(院士)는 "이 횡단 철도가 건설되면 말라카 해협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석유 공급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인터넷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