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잔치

2026.09.01 18:42

정근태 조회 수:20

(5) 아브라함이 그의 아들 이삭이 그에게 태어날 때에 백 세라

(6) 사라가 이르되 하나님이 나를 웃게 하시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

(7) 또 이르되 사라가 자식들을 젖먹이겠다고 누가 아브라함에게 말하였으리요마는 아브라함의 노경에 내가 아들을 낳았도다 하니라

(8) 아이가 자라매 젖을 떼고 이삭이 젖을 떼는 날에 아브라함이 큰 잔치를 베풀었더라

(창세기 21:5-8)

 

 

이삭 잔치.jpeg

 

 

백 세가 된 아브라함과 구십 세가 된 사라의 품에서 마침내 울려 퍼지는 아기의 울음소리는, 인간의 절망을 하나님의 찬송으로 바꾸어 놓은 은혜의 신비였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 때 생명의 가능성이 완전히 닫혀 버린 노경에, 하나님께서는 약속하신 그대로 새 생명의 문을 활짝 열어 주셨습니다.

사라는 자신의 품에 안긴 생명을 바라보며 "하나님이 나를 웃게 하시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라고 감격에 겨워 고백합니다.

 

돌아보면 아브라함과 사라는 하나님의 때를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인간적인 조급함으로 스스로 길을 만들려다 깊은 갈등과 괴로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연약함과 허물 속에서도 결코 약속을 거두지 않으시고, 마침내 완전한 웃음과 회복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재림교성경주석(SDABC)은 이 부분을 주석하면서,

사라처럼, 오늘날에도 위에 있는 예루살렘”, 우리 모두의 어머니는 믿음의 자녀가 탄생할 때마다 기뻐한다.”고 말합니다.

한 영혼이 생명으로 피어날 때 하늘의 천사들과 모든 믿음의 권속들이 함께 기뻐하듯, 이삭의 탄생은 온 장막과 이웃들을 거룩한 웃음의 잔치로 초대하는 복된 축제였습니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랐고, 젖을 떼던 날, 아브라함이 성대한 큰 잔치를 베풀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대 서아시아 지역의 풍습을 살펴보면 아이들이 젖을 떼는 시기는 대략 만 3세 무렵으로, 현재의 기준으로는 비교적 늦은 편이었습니다.

외경 마카베오하(7:27)의 기록도 유대인 어머니들이 3년 동안 아이에게 젖을 먹였다고 말하고 있고, 한나 역시 어린 사무엘의 젖을 떼자마자 성소로 인도하여 하나님께 봉헌했던 역사(삼상 1:22-28)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영아 사망률이 높았던 고대 사회에서 아이가 무사히 젖을 떼고 유아기를 지나 단단한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는 것은, 생명이 견고하게 뿌리를 내렸음을 알리는 큰 경사였습니다.

그렇기에 가족과 친족, 이웃들이 한자리에 모여 성대한 향연을 베풀고 하나님의 돌보심에 감사하는 것은 오랜 아름다운 관습이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아시아의 여러 지역과 문화권에서는 아이가 처음으로 곡식으로 된 밥을 먹는 날에 종교적인 의식을 겸하여 온 마을이 함께 축하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James M. Freeman, Manners and Customs of the Bible [1972], 21)

 

아브라함이 베푼 잔치는 한 가정의 경사를 넘어, 하나님의 약속이 헛되지 않음을 온 세상 앞에 증언하는 거룩한 감사의 자리였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조급함과 불신에도 불구하고 끝내 가장 선한 열매와 웃음으로 갚아 주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다시금 신뢰하게 됩니다.

비록 지금은 눈앞이 캄캄하고 기다림의 시간이 길게 느껴질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결국 웃게 하시는 분이심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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