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2 09:53

(27) 아브라함이 그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여호와 앞에 서 있던 곳에 이르러
(28) 소돔과 고모라와 그 온 지역을 향하여 눈을 들어 연기가 옹기가마의 연기같이 치솟음을 보았더라
(29) 하나님이 그 지역의 성을 멸하실 때 곧 롯이 거주하는 성을 엎으실 때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생각하사 롯을 그 엎으시는 중에서 내보내셨더라
(창세기 19:27-29)
창세기 19장의 마지막 장면은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아브라함이 새벽 일찍 하나님 앞에 섰던 바로 그 자리로 다시 올라가는 모습에는 간절한 기도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밤새 뒤척이며 혹시라도 하나님께서 자비를 베푸셨기를 간절히 바랐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소돔과 고모라에서 치솟아 오르는 연기뿐이었습니다.
성경은 그 연기가 마치 옹기 가마에서 피어오르는 짙은 연기와 같았다고 기록합니다.
그 장면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결코 빈말이 아니었음을 분명하게 증언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래 참으시는 분이십니다.
죄인이 멸망하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시며, 돌이키기를 끝까지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베드로는,
오직 주께서는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벧후 3:9)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소돔의 심판은 하나님께서 성급하게 내리신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오랜 인내와 수많은 기회를 끝내 거절한 결과였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끝이 없지만, 그 사랑을 끝까지 거부하는 사람에게는 결국 공의의 심판이 임하게 됩니다.
사랑과 공의는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 안에서 늘 함께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심판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여기에 놀라운 한 문장을 조용히 덧붙입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생각하사 롯을 그 멸망에서 내보내셨다는 말씀입니다.
이 구절은 심판의 한복판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하나님의 자비를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기도를 기억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의 중보를 귀하게 여기시고, 그 사랑과 간구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창세기 18장에서 아브라함은 하나님 앞에 서서 소돔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의인 오십 명에서 시작하여 마침내 열 명까지 숫자를 낮추어 가며 하나님의 자비를 구했습니다.
그 기도는 겉으로 보기에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것처럼 보입니다.
소돔은 결국 멸망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를 결코 헛되이 하지 않으셨습니다.
롯과 그의 가족을 구원하심으로 아브라함의 기도에 응답하셨습니다.
우리가 드리는 기도 역시 당장 눈에 보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언제나 가장 선한 방법으로 일하고 계십니다.
성경은 의인 한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러 번 보여줍니다.
요셉 한 사람 때문에 애굽과 주변 나라들이 극심한 기근 속에서도 생명을 얻었습니다.
모세 한 사람 때문에 이스라엘은 여러 차례 멸망의 위기를 면했습니다.
바울 한 사람 때문에 풍랑을 만난 배에 타고 있던 모든 사람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한 사람의 믿음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은혜를 흘려보내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람은 자신의 믿음만 지키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가 다른 사람에게로 흘러가는 통로입니다.
하나님의 생명과 사랑이 세상으로 흘러가는 통로입니다.
주님께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신 것도 바로 이런 의미일 것입니다.
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바라보면 아름다운 빛이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러나 스테인드글라스 자체가 빛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닙니다.
빛은 태양에게서 오고, 유리는 다만 그 빛을 통과시키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아름다운 색과 모양이 드러나게 됩니다.
성도의 삶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밝히는 이유는 우리 안에 특별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빛이 우리를 통하여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빛을 붙잡는 사람이 아니라 빛을 통과시키는 사람, 그가 바로 성도입니다.
나 때문에 위로를 얻는 사람이 있습니까?
나의 기도 때문에 새 힘을 얻는 사람이 있습니까?
나의 믿음 때문에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사람이 있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한 사람의 기도를 통해 한 가정을 살리시고, 한 교회를 세우시며, 한 공동체를 회복시키십니다.
우리의 가장 위대한 중보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온 세상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신 완전한 중보자이십니다.
우리는 자신의 의로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가 구원을 받은 것은 우리의 선함 때문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 덕분입니다.
나의 삶 역시 누군가의 기도와 사랑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내가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기억하셔서 롯을 살리셨던 것처럼,
우리의 작은 기도와 사랑도 하나님의 손안에서 생명을 살리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품고 살아가는 은혜의 통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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