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과 악인을 함께?

2025.11.30 21:00

정근태 조회 수: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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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성중에 의인 오십 명이 있을지라도 주께서 그 곳을 멸하시고 그 오십 의인을 위하여 용서하지 아니하시리이까

주께서 이같이 하사 의인을 악인과 함께 죽이심은 부당하오며 의인과 악인을 같이 하심도 부당하니이다. 세상을 심판하시는 이가 정의를 행하실 것이 아니니이까. (창세기 18:24-25)

 

하나님께서 소돔을 향해 눈을 두시고,

그 악을 친히 살피시려 한다는 말을 들은 아브라함의 마음은 불안과 애틋함으로 타들어 갔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공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악은 결국 하나님의 공의 앞에서 설 수 없고,

악을 버리지 않는 자 역시 그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소돔이라는 도시 전체를 거론하지 않고,

그 안에 있을지 모를 의인들”,

성 전체와 비교한다면 그저 한 조각의 작은 의로움을 붙잡고 간구하기 시작합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공의를 근거로 하나님께 호소합니다.

그 곳에 의인 오십이 있다면, 주님께서 그들을 위해 그 성 전체를 용서해 주실 수는 없습니까?”

의인이 악인과 함께 죽게 된다면, 정의에 합당하지 않지 않습니까?”

세상을 심판하시는 분이라면, 의인을 위한 정의 역시 세우셔야 하지 않습니까?”

 

이 말은 마치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조심스레 충고하는 듯 들립니다.

주님, 공의와 자비는 함께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님 스스로 세우신 정의의 원칙과 충돌하지 않는 방향으로 행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충고를 들으러 온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기도의 자리로 초대하시고,

그 대화를 통해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마음을 더 깊이 알아가도록 하시고 계십니다.

 

우리는 때로 우리가 가진 공의의 잣대를 흔들며 말할 때가 있습니다.

누가 봐도 이건 이렇다.”

이 상황에서는 이게 맞다.”

우리는 그것이 모두가 인정할 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심지어는 그 잣대를 내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영역에 적용하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식,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

하나님이 세워 가시는 섭리까지도

우리는 인간의 잣대로 쉽게 판단하려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잣대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습니다.

내가 볼 때는 옳은 것 같아도,

내 시야 밖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내가 아무리 재보아도, 그분의 길은 우리의 계산에 갇히지 않습니다.

그 잣대보다 더 큰 존재에게는 내가 가진 잣대는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는 나의 기준을 들고 하나님 앞에 설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 이건 이래야 맞습니다.”

하나님, 이 사람은 이렇게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 이 상황은 이렇게 해결돼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네가 보는 것보다 더 많이 본다.”

내가 네가 아는 것보다 더 깊이 안다.”

내가 너보다 더 크게 사랑한다.”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이사야 55:8)

그래서 우리는 내가 가진 잣대의 초라함을 고백하게 됩니다.

 

내가 감히 가늠할 수 없는 그 지혜 앞에서,

내 판단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그 온유하심 앞에서,

내 마음으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그 크신 사랑 앞에서,

내 작은 잣대를 들고 서 있었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님, 제 잣대보다 주님의 마음이 더 크십니다.

저의 판단보다 주님의 사랑이 더 높습니다.

그러니 제 손에 쥔 잣대를 내려놓고,

주님의 공의와 자비가 함께 흐르는 그 길을 따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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