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민족분규 비상사태 선포

2010.06.13 11:27

정근태 조회 수:5045 추천:47



보건부 "최소 77명 사망, 1천여명 부상"
과도정부, 정부군에 폭도 사살 명령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남부 오쉬시(市)에서 지난 10일 밤 발생한 민족분규로 과도정부가 이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12일 현재까지 최소 77명이 숨지고 1천여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키르기스스탄 과도정부는 이날 남부 오쉬시(市) 주변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짐벡 베크나자로프 과도정부 부총리는 국영TV를 통해 "사회불안이 확산하고 있어 비상사태 선포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오쉬에서 시작된 폭력사태가 남부의 또 다른 도시 잘랄라바드로까지 확대되면서 폭도가 대학 건물을 불태우고 경찰서를 장악했으며 지역 군부대에서 장갑차와 무기류를 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정치인 오무르벡 수바날리예프는 "진짜 전쟁이다. 모른 것이 불타고 있고 시체들이 거리 곳곳에 나뒹굴고 있다"고 현지상황을 설명했다.

우즈베키스탄과 가까운 지역에서는 키르기스 폭도의 공격을 피해 여성과 어린이 등 수천명의 우즈벡 소수민족이 총격을 받으며 국경으로 피신했으며, 국경으로 향하는 길에는 죽은 어린이들의 주검들이 나뒹굴고 있다고 AP 등 외신은 전했다.

키르기스 보건부는 지금까지 최소 77명이 숨지고 1천24명이 부상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의료진과 인권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즈벡계 환자들이 두려움에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여서 실제 사상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가 키르기스의 군사적 지원 요청을 거부하면서 이곳에 기지를 둔 미국의 개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미 국방부는 키르기스 과도정부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로자 오툰바예바 과도정부 대통령은 축출된 쿠르만 바키예프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헌법에 의한 총선을 방해하기 위해 오쉬에서 이번 소요를 부추겼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잘랄라바드 시장 대행 마크사트 제인베코프도 바키예프의 지지자들이 시내에서 우즈벡인들과 키르기스인들을 공격하면서 소요를 부추겨 폭력사태가 발생했으며 수백명이었던 폭도가 순식간에 수천명으로 불어났다고 말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키르기스 과도정부는 이날 예비군을 동원하고 특수부대원 100명을 오쉬로 급파했으며 사태 진압을 위해 정부군과 경찰에 필요할 경우 폭도를 사살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비슈케크<키르기스스탄>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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