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 인권 신장에 기여 여부 주목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중앙아시아 5개국 순방을 시작했다. 반 총장은 1일 첫 방문국인 투르크메니스탄에 도착했다.

이번 중앙아 순방은 반 총장의 취임 후 처음이다.  순방의 주목적은 경제난과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준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 지역의 군비 축소 및 핵무기 비확산, 기후 변화, 지역 협력 등에 있다고 유엔 측은 밝혔다.

이번 순방으로 중앙아의 이런 문제들이 쉽게 타개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러시아와 중국에 가려진 중앙아외 지역 현안들에 대한 국제적 시선을 끄는 데는 일정하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중앙아 각국의 열악한 인권과 언론자유 상황이 반 총장 방문을 계기로 주목받고 일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인권운동가들은 기대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반 총장이 중앙아 각국 대통령들과 면담한 후의 발언은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게 될 것이며, `서방 측 인권과 자유의 개념'을 거부하거나 배후를 의심하는 이 지역 지도자들에게 무언의 압력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우즈베키스탄 인권연대의 엘레나 우르라예바 씨는 "유엔 사무총장이 방문한다는 그 사실이 매우 중요한 것"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의 방문은 우리에게 언제나 도움을 줬다"고 AP 통신에 말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이번 순방에 앞서 성명을 내 "반 총장은 '말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대해 말해왔다"며 " 중앙아 인권문제에 유엔의 뜻을 주지시킬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의 이번 순방은 중앙아에서도 가장 폐쇄적이고 특이한 정치.사회구조를 지닌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시작됐다.

니야조프 사후 2006년 집권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현 대통령이 시민의 인터넷 접근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올해 들어서는 야당을 합법화시켰으나 아직은 고(故)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 시절 겪었던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개인 우상화와 철권통치의 유산이 지배하고 있다.

반 총장은 2일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국제문제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유엔 특별 정치기구인 유엔 중앙아시아 예방 외교 지역센터(UNRCCA)와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투르크메니스탄 국립연구소를 방문한다.

다음 예정지인 키르기스스탄은 한때 중앙아의 '민주주의의 섬'으로 박수를 받기도 했지만 쿠르만벡 바키예프 대통령이 2005년 전임자를 축출시킨 민중 시위로 집권하고 나서 인권운동가들과 독립언론에 대한 탄압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달 바키예프 대통령은 서방식의 민주주의가 자국에 적합한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바키예프 대통령을 예방하고 국회에서 연설한다.

4일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과의 회동은 유엔 인권위원회가 강도 높게 우즈벡을 비판한 지 2주도 안 된 가운데 이뤄져 긴장감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권위원회는 2005년 안디잔 시(市)에서 일어난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을 더욱 철저히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야당과 인권 단체들은 이 시위에서 수백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당국은 과장됐다고 반박하면서 어떤 비판도 거부하는 상태다.

이곳에서 반 총장은 최근 수십 년 간 70%의 크기가 줄어든 아랄해 생태를 직접 살핀다.

이후 타지키스탄을 방문해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을 예방한다.

마지막 방문국인 카자흐스탄에서 반 총장은 세미팔라친스크에 있는 소련시절의 핵실험장을 시찰하고 7일 수도인 아스타나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의회 대표들을 만난다.

카자흐는 중앙아 다른 국가에 비해선 언론과 인권 단체들이 상대적으로 자유가 있지만, 집권 여당이 하원의석을 모두 차지하는 등 정치적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 인권 상황이 역시 열악한 나라다.

한편, 중앙아 순방을 마친 반 총장은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 27개 유엔기구 총장들이 참석하는 `유엔 시스템 조정 집행이사회(CEB)'의 춘계회의에 참석하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상임위원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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