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亞 테마', 기회냐 사기냐

2008.03.30 22:20

정근태 조회 수:4085 추천:46


[관련 공시 나오면 상한가, 현지 사정은 만만찮아]

국내 코스닥기업들이 중앙아시아 진출에 나서며 주가 상승의 재료로 활용하고 있지만 투자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통상 국내 기업이 중앙아시아에 진출하는 등 관련 뉴스가 나오면 해당 기업 주가는 당장 수직상승하고 있다. 상한가를 기록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중앙아시아 열풍을 마냥 좋게 바라보기 힘들다는 게 현지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들의 우려다.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규소광산 개발로 수십배 주가가 폭등했다 광산개발 무산으로 대폭락을 경험했던 에이치앤티는 27, 28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에 20만달러를 투자, 현지법인과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공시가 투심을 자극했다.
이에 앞서 에이치앤티는 지난 24일 정국교 사장이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6번을 받으며 사실상 금배지를 예약, 이달 중순에도 급등했다. 덕분에 5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1주만에 9000원대로 크게 높아졌다.
에이치앤티의 우즈베키스탄 규소광산 개발 파트너였던 신동에너콤의 새로운 파트너인 한진피앤씨와 케이앤컴퍼니도 28일 상한가로 내달았다. 신동에너콤이 지난해 1월 맺은 광산개발 양해각서(MOU) 내용을 완료하고 정식계약을 맺었다는 발표에 힘입었다.
지난해 경영권 변동 후 카자흐스탄 광산개발에 나선 엔디코프는 지난달 하순 50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28일 1만6000원대로 마감됐다. 새로운 뉴스는 없었지만 카자흐 쪽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앙아시아 제국의 불투명성에 유념하라고 충고한다. 현지기업 뿐 아니라 정부 자료조차 신뢰하기 힘들다는 것. 한 전문가는 "중앙아시아 지하자원의 경우, 상당수 과거 소비에트연방 시절 자료를 근간으로 하는데 정부에서 인증하는 것조차 돈을 주면 등급을 높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낙후된 인프라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중앙아시아제국들의 철도들은 대부분 옛 소련시절 건설된 것들이다. 도로 역시 비포장 도로가 많아 물류 비용이 만만치 않다. 수천km 떨어진 항구로 이동하는데 드는 물류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한 전문가는 "다행히 개발하는 광산이 철도 옆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경제성을 맞추기 어려운 것도 다반사"라며 "이런 제반 상황을 모르고 덤볐다 낭패를 보는 국내 기업들이 한 두곳이 아니다"고 전했다.
다른 전문가는 "국내 업체들이 사기당하는 규모가 5억원 내외가 가장 많다"며 "이는 이 정도 규모면 떼일 각오하고 투자하는 국내기업의 현실을 간파한 브로커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금액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 2008-03-30 15:53
전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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