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아시아 - 한파 심각..키르기스 120명 동사

2008.01.26 19:38

정근태 조회 수:4894 추천:57

정전사태 잇따라..타지크 주민들 대통령에 분통

(알마티=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중앙아시아 지역에 이례적인 한파가 계속되면서 키르기스스탄에서 120여명이 동사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26일 AP통신에 따르면 키르기스 내무부 대변인은 최근 한 달 동안 영하 20도 이하의 날이 지속되면서 한파로 거리나 주택 문 앞에서 추위를 녹이려다 사망한 채 발견된 무주택자가 12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인접국 타지키스탄에선 낡은 송전망이 추위로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극심한 추위 속에서 지내고 있다.

수도인 두샨베에서조차 어떤 때는 하루 종일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으며, 전기가 들어오더라도 전압이 약해 물을 끓이기도 힘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타지크 당국은 수일 전 전력난이 지속되면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병원은 전력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일부 병원에선 전력공급 차질로 유아실에 있던 유아 수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여름에는 영상 50도까지 올라가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도 올 겨울에는 한파가 계속되면서 아무다리야 강둑이 터질 위험에 놓여 있다. 지난 15일께는 이 강에 떠다니던 얼음 덩어리들 때문에 강을 가로지르는 대형 교량이 부분 파손돼 러시아행 화물 트럭들의 발이 묶였다.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우 에너지 자원이 풍부하지만, 한파로 인해 전력사용량이 급증함에 따라 정전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값싼 전기난로의 사용이 급증, 일부 지역에선 정전이 잇따르고 있다.
지작시(市)에서는 시민 수십명은 추운 날씨에 불구하고 거리로 뛰쳐나와 정부에 항의하기도 했다. '불만 세력'에 대한 탄압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진 우즈벡에서 항의집회가 열린 것은 이례적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아의 옛 소련 '형제국'간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우즈벡과 투르크멘이 자체 전력수요 충족을 위해 수주 전 타지크에 대한 전력 공급량을 대폭 줄였고,
특히 우즈벡은 타지크에 대한 가스공급도 중단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타지크 시골 지역 주민들은 "수도 두샨베에만 전기와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며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에게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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