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TV 2007-02-21 16:12]  

(알마티=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고려인이 130개 카자흐스탄 소수민족중 '1등 민족'이라고 생각합니다"

1984년부터 1992년까지 카자흐스탄 '청년.스포츠.관광' 차관을 지낸 김 아파나시씨(63)는 ==일 자신이 현재 관리이사로 일하는 알마티 시내 소재 '악아울'이란 건설회사 사무실에서 고려인 중앙아 강제이주 70주년과 관련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민 아파트' 건설업체인 악아울은 전체 직원이 5천명으로 카자흐 10대 건설회사에 든다고 한다. 알마티에만 200만㎡ 면적의 아파트를 짓고 있고, 불가리아와 체코 등지에도 진출했다.

그는 고려인이 1등 민족인 이유로 조상들의 강제이주란 '비극적 역사'를 겪었음에도 카자흐 사회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고려인은 건설, 농업, 과학 등 어떤 분야에서건 인기가 아주 높고 카자흐 정부로부터 많은 상도 많았다"며 "고려인 학자수가 소련 시절엔 소련 전역에서 250명에 그쳤으나 현재는 카자흐만해도 500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88 서울 올림픽 이후 카자흐 고려인들의 인기가 급상승했다"며 "한국이란 나라가 올림픽 이전엔 관련 정보가 거의 없어 카자흐 사람들이 잘 몰랐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카자흐 정부는 현재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50개 국가대열에 합류하는 게 목표인 데 목표 달성에 고려인들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본다"며 자신이 고려인이란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강제이주에 대해선 "역사적인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 "연해주 고려인들은 2차 세계대전 이전에 일본 사람들과 비슷해 위험하다는 인상이 소련 당국에 심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스탈린 명령으로 고려인이 강제이주 됐지만 '비극 없이는 행복도 없다'는 러시아 속담처럼 고려인들은 (강제이주 때문에)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려인들이 현재 주로 성공하는 분야는 사업쪽"이라며 소련 시절엔 러시아어만 구사하면 됐으나 카자흐 독립 이후 카자흐어가 국어가 되면서 배우기가 어려워 사업쪽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카자흐 당국에서 카자흐어를 배우라고 하지만 갑자기 배우기가 쉽지 않다"며 "소수 민족중 카자흐어를 잘 하는 공직자는 월급도 많이 받는 등 우대받는다"고 전했다.

차관 재직시절로 화제를 돌렸더니, 김씨는 "알마티시 환경담당 공무원으로 일하던 1980년과 82년에 각각 '카자흐 공화국 건국 60주년 기념행사'와 '카자흐의 러시아 편입 250주년 기념행사'를 손수 준비했다"며 "상부에서 이를 잘 평가했는 지 이후 차관으로 발탁됐다"고 말했다.

차관직 이후에도 부처급인 '국가예산관리위원회'와 비상대책부, 국가스포츠위원회 등에서 2006년까지 근무한 뒤 이후 현재의 회사로 옮겼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차관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카자흐의 첫 스키장인 '침불락 스키장 건설' 사업을 들었다. 자주 이용하느냐는 질문에 "발목이 불편해 이용하진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아버지가 강제이주 당해 우슈토베에 정착했다는 김씨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알마티 소재 대학을 졸업하고 경제학 박사 학위를 땄다고 말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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