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성장' 밑바탕…불안한 후계구도로 '내전' 우려

6일(현지시간) 실시된 타지키스탄 대통령선거에서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이 예상대로 압승을 거두며 앞으로의 7년 임기를 무사히 마칠 경우 28년간 권좌를 지키게 됐다. 1952년 10월 타지크 남부 단가린 지방, 농민의 집안에서 출생한 그는 1971~74년 옛 소련의 태평양함대에서 근무하다가 1982년 타지크 국립종합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위를 받았다.

완고한 보수파 공산주의자인 라흐몬은 1992년 11월 강경 공산주의자였던 라흐몬 나비예프 초대 대통령이 격렬한 반공 시위와 이슬람 반정부세력의 퇴진 압력에 굴복, 사임하는 바람에 국회의장 겸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선출됐다. 이후 1994년 대선에서 당선된 라흐몬은 1999년 97%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됐고 2006년 대선에서는 79%의 지지율을 끌어내며 3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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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정치와 인권탄압으로 2011년 시사 주간 타임이 선정한 10대 독재자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이름을 올린 적이 있는 그는 한때 기행으로 국제사회의 빈축을 샀다.

부패척결을 내세우며 대학생들에게 차를 몰고 등교하지 말고 휴대전화도 집에 놔두라고 지시하기도 했고, 2007년에는 자신이 그간 사용해온 이름인 '라흐모노프'가 러시아식이라며 '라흐몬'으로 개명하고 국민도 자신의 예를 따를 것을 강요했다.

중앙아시아의 가난한 산악국가인 타지크에서는 그에 대적할 마땅한 정치적 경쟁자가 없는 탓에 경제발전을 내세우는 라흐몬이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에 이어 타지크까지 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며 옛소련권 중앙아시아의 장기집권 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타지크를 비롯해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에서는 4명의 지도자가 총 78년째 철권통치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10월에 있은 아제르바이잔 대선에서는 일함 알리예프 현 대통령이 예상대로 압승을 거두며 부자(父子)가 25년 연속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다. 알리예프는 2003년 아버지에게서 대통령직을 넘겨받았다.

지난 대선에서 부정논란에 휩싸인 아제르바이잔은 이번 대선에 유럽의회와 유럽평의회의원총회 등이 파견한 국제 참관인 1천400명을 포함, 5만 2천 명의 선거감시단을 투입했다.

그러나 감시단이 투표소 37곳에서 한 명이 투표용지 여러 장을 투표함에 넣는 부정투표가 목격되고 개표 과정 역시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됐다고 지적해 현지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알리예프의 당선 무효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었다.

카자흐에서는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고도성장을 이뤄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24년째 통치하고 있다. 그는 2007년 의회가 초대 대통령에 한해 연임 제한을 철폐함으로써 사실상 종신 대통령의 길이 열려 있다. 카자흐는 최근 장기집권에 따른 지역 불균형 발전으로 반정부 시위가 늘고 있다.

역시 24년째 권좌에 있는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1991년 처음 집권했다. 당시 선거는 투표율을 조작한 불공정한 선거로 평가되며 이후 무자비한 정당 탄압으로 야당 지도자 대부분은 해외로 망명했다.

더불어 국제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가 발표한 '2013년 세계 자유 보고서'에서 우즈베크는 북한, 시리아 등과 함께 정치적 권리와 시민자유에서 최악의 국가에 올랐다.

현재 우즈베크는 후계자로 카리모프의 장녀인 굴나라 카리모바가 거론되며 권력세습의 길을 밟고 있다.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정치전문가들은 이들의 장기집권이 가능한 이유를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한 고도성장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보고서에서 산유국인 이들이 국제유가의 안정세에 힘입어 내년까지 평균 6%의 GDP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측근들의 치열한 권력암투로 확실한 후계구도가 없는 탓에 장기집권의 끝은 내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 알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