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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프로그램

2010.11.30 09:02

정근태 조회 수:1500 추천:26



<슈퍼스타 K에 출연한 허각>


폴 포츠, 수잔 보일, 캐서린 맥피, 서인국, 허각...  이들은 최근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름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소위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불리우는 TV 프로그램을 통하여 알려졌다는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란 참가자들의 경쟁을 통해서 정상에 이르는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줌으로 재미와 감동을 이끌어 내는 TV 프로그램 형식이다. 폴 포츠와 수잔 보일을 발굴한 영국의 ‘브리튼즈 갓 탤런츠’, 캐서린 맥피를 발굴한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 그리고 한국에서 한참 화제가 된 서인국, 허각 씨가 등장한 ‘슈퍼스타 K’등이 이러한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은 자신을 프로그램 출연자와 동일시함으로 큰 만족을 얻는다. 어떤 이들은 자신을 심사위원과 동일시함으로 채첨하고, 자신이 선택한 이들이 프로그램에서도 선택되는 것을 보면서 만족을 느낀다. 다른 이들은 출연자들과 자신을 동일시함으로 힘든 과정을 이기고 성취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만족을 느낀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계속 살아남는 것은 당연히 탄탄한 실력을 지닌 이들의 몫이다. 탄탄한 실력이 없이는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나갈 수도 없고, 혹 정상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대중의 호응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력이 전부는 아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결과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하여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참가자들이 겪는 위기와 고비를 넘기는 모습들, 또한 각 개인사의 굴곡진 모습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는다.
폴 포츠가 평범한 휴대전화 외판원이었고 그가 그의 별로 호감가지 않는(?) 외모에도 불구하고 노래에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 47세의 노처녀 수잔 보일이 모두가 이제는 꿈을 따라 갈 나이가 아니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 가정 형편 때문에 중학교 졸업 학력이 전부인데다가 자신의 표현대로 “변변한 직업이나 멋진 외모, 큰 키”를 가지지도 못한 허각 씨의 경우는 어릴적 아버지와 결별한 어머니와의 연락을 바라는 아들의 마음이 방송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결국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에 도전하는 이들의 쟁쟁한 실력과 상호 경쟁 관계를 이어가는 재미와 그 뒤에 숨어있는 휴머니즘을 복합적으로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즈음에 한 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왜 사람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에서 휴머니즘을 찾는가? 실력만이 살 길이어야 할 프로그램에서 그 뒷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왜 일정한 재능을 겨루는 일종의 ‘대회’에서, 그와 관계 없어 보이는 어려운 환경을 이기고 도전하여 쟁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고자 하는 것일까?

이 시대의 중요한 아이콘은 감동이다.
감동이 없는 언어가 상업적으로 우리의 귀를 두드리는 이 시대에, 사람들은 감동을 찾는다.
감동이 부족한 시대에, 사람들은 감동을 찾는다.

- 시조 2011년 12월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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