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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서태석의 진짜인생/서태석 지음/스마트비즈니스 펴냄
 

세계 최고의 위폐감별 전문가이자 신지식인 1호 ‘대한민국 명장’ 서태석의 인생기다. 서태석은 중학교 중퇴가 학력의 전부다. 그 짧은 학력으로 명문 상고나 대학을 졸업해야 입사할 수 있는 외환은행에 입사해 위폐감별 전문가로 우뚝 섰다.
그는 1969년 경비원으로 입사하자마자 동전 교환해주는 사람으로, 그리고 최고의 위폐감별 전문가로 40년 동안 활동했다.

한국 사회에서 학력의 벽을 넘기란 무척 어렵다. 서태석은 “내세울 학력이 없었기 때문에 믿을 것은 실력뿐이라는 생각으로 노력했다”고 성공 배경을 밝힌다. 그는 돈의 냄새를 맡고 무게를 재고, 종이재질을 살피고, 새로운 지폐 혹은 희귀본이 나올 때마다 웃돈을 주면서까지 수집해 사진을 찍고 차이를 살폈다. 처음에는 감식해야 할 화폐가 달러와 엔화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37국 통화를 직접 취급한다. 취급하는 통화가 늘어날 때마다 사진을 찍고 그 특징을 연구했다. 그렇게 모은 화폐가 앨범으로 4권 분량에 100종이 넘는다.

서태석은 자신의 성공 배경을 꿈과 도전, 투박한 진심이라고 말한다. 중학교 중퇴 학력으로 사고뭉치 청년이었지만 은행에 입사하고 싶다, 위폐감별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생기면서 달라졌다. 열심히 일했고, 연구했다. 안되는 쪽으로만 생각하던 태도를 ‘된다’는 쪽으로 바꿨고, 중학교 중퇴로는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던 은행 문을 두드렸고, 일용직으로 입사할 수 있었다.

중학교 중퇴에다 일용직이었던 그는 금도끼도 은도끼도 없었지만 우직하게 도끼질을 한 끝에 위폐감별 전문가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서태석은 입시 공부와 폭력, 냉소에 시달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꿈의 도화지를 펼쳐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꿈이 없기에 냉소적인 사람이 되고, 꿈이 없기에 폭력에 의존하고, 꿈이 없기에 옆길로 빠집니다. 아이들에게 공부 잘 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꿈의 도화지를 펼쳐 주어야 합니다.” 꿈이 있는 아이는 열심히 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서태석의 책을 읽다 보면 진짜와 가짜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그가 만약 학력이라는 사회적 굴레에 눌려 은행 입사를 생각조차 않았더라면, 혹은 입사 뒤에도 적당히 타협했더라면 어땠을까?

외환은행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던 그는 1981년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수입한 200만 달러가 가짜임을 발견하고 고민한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가짜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자루를 뜯어 확인한 다음이었다. ‘이 돈은 가짜다’라고 선언하는 순간 닥칠 고난은 상상만 해도 아찔했다. 온갖 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고, 혹시 그가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을 살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만약 그 돈이 가짜가 아니라면, 국제적인 망신은 물론 천신만고 끝에 얻은 임시직에서도 쫓겨날 입장이었다. 그러나 서태석은 자신의 확신을 믿었고, 자신의 양심에 따라 ‘가짜’라고 선언했다. 한 달 이상의 조사가 이어졌고, 결국 마약 밀매단이 중간에서 돈 자루를 바꿔치기했음을 알아냈다. 이 일로 한국의 외화 감식 수준이 해외에서 빛을 발했고 그는 청백봉사상을 수상하며 정식 행원이 될 수 있었다.

위폐를 위폐라고 선언하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만약 그것이 위폐가 아닐 경우 명예훼손에 해당함은 물론이고 손해배상까지 해야 할 경우도 있다. 서태석은 틀리지 않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했고, 자신의 믿음이 훼손되지 않도록, 타협하지 않도록 스스로 담금질하는 삶을 살았다.

그는 “진짜 돈에는 표정이 있다. 진짜 돈은 젠체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짜 돈에는 표정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짜는 매끄럽고,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꾸민 흔적이 역력하다”고 말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진짜는 우직하며 투박하고, 다소 멋대가리가 없다고 한다. 겉모습 번지르르한 사람치고 속까지 알찬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다.

“저를 만난 사람들은 대뜸 어느 대학 나왔느냐고 묻기 일쑵니다. 강연 요청을 받고 이력서를 보냈다가 강연이 취소된 적도 있습니다.”

서태석 씨는 실력이라는 알맹이는 보지 않고 학력이라는 포장만 보는 풍토가 여전하다고 말한다. 그는 포장이 아니라 알맹이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었고, 앞으로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240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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