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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의 기도

2007.09.10 18:32

정근태 조회 수:2806 추천:36



<사진은 한복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을 흥겹게 바라보고 있는 체 게바라입니다.>

체 게바라는 기독교를 아주 싫어했습니다.
그가 아는 기독교는 중남미의 카톨릭이었고,
정복자들과 함께 들어온 카톨릭을
그는 수탈자들과 함께 민중의 피를 빠는 집단 정도로 인식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체가 한 제칠일 안식일 예수 재림교 목사를 만나 기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가 그의 평전에 실려 있습니다.
내용을 가감없이 그대로 소개합니다.
원전은 "체게바라 평전"입니다. 장 코르미에 저 , 김미선 역,  실천문학사 출판입니다.

" 알레그리아델피오에서 정부군의 기습을받은 게릴라들은 뿔뿔히 흩어지게되었다. 1956년 12얼 23일 땅거미가 서서히 내릴 무렾, 피델 카스트로는 장구한 역사가 서려 있는 이 오솔길을 걸어 올라왔다. 그의 곁에는 다시 모인 19명이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앞에는 최신식 화기로 중무장한 4천명의 정부군이 버티고 있었다.

  대장이자 친구였던 피델의 행방도 모른 채  체 게바라를 비롯하여, 후안 알메이다, 라미로 발데스, 라파엘 차코, 레이날도 베니테스, 카밀로 시엔푸에고스, 프란시스코 곤잘레스, 그리고 파블로 우르타도는 시에라마에스트라에서의 험난한 운명의 첫발을 내딛고 있었다.

  그러나 당장 시급한 문제는 그들이 먹을 식량이었다. 그들은 근 일주일 동안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황이였다. 에르네스토는 카밀로 시엔푸에고스가 바닷게들을 잡아 날것으로 먹는 모습을 놀라서 지켜봤다. 12월 7일, 장화까지 찣겨나갈 정도로 험한 자갈길을 걸어온 뒤 상처투성이의 발을 해변가에 담그고 있을 무렵, 유머감각이 풍부한 데다 호탕한 성격이면서도, 섬세하고 한편으로는 약은 면도 있는 카밀로를 보면서 체는 학창시절 친한친구였던 알베르토 그라나도를 떠올리고는 했다. 이후 카밀로는 시에마라에스트라에서 체와 가장 마음이 잘 맞는 동지가 된다.

  며칠 뒤, 대원 두 명이 식량을 구하러 나간사이, 그들은 매우 이상한 사람과 맞부딪쳤다. 그들보다도 훨씬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50대 남자였는데, 이사람은 자신을 제 7일 안식일 교회목사인 아르겔리오 로사발이라고 소개했다. 평일에는 사탕수수를 체취하고 주일에는 목자로 돌아온다는 마치 희랍시대 회화에서 튀어나온 사람처럼 생긴 이 깡마른 남자는 신도들이 알레그리아델피오의 참극에 대해 말하는걸 우연히 들었노라고 했다. 그리고 자기는 신도들에게 이들을 '새로운 정복자들'이라며 변호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도들에게 '그들 중에도 선한 자가 있을 것'을 염두에 두면서 이들에게 도움을 베풀라고 타일렀다는 것이다.

  사실 그들이 소문을 믿고 대원들을 두려워했다면 그들의 소재를 벌써 신고했을 것이다. 대원들이 은신처를찾는다는 것을 눈치챈 그는 네 사람을 자신의 오두막집으로 데려오고 나머지는 다른 신도들 집에 숨겨주었다. 이렇게 하여 체는 뜻하지 않게 자칭 남미를 정복하기 위해 왔던 에스파냐인의 후손이라는 말라깽의 목사의 식객이 되어버렸다.

  체는 청년시절, 여행을 다니고 역사를 공부하면서 그당시 스페인정복자들을 따라온 선교사들의 만행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 목사가 대원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를 해야 한다고 할 때면 동료들은 적어도 그를 따라 기도하는 시늉이나마 하지 않을수 없었다. 체가 살아오면서 한쪽 무릎을 꿇었던 경험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였을 것이다."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건,
우리가 그의 필요를 채워준다면,
그가 우리와 함께 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들의 필요를 살피는 것이 그의 마음을 얻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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