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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르즈!(설날)

2006.03.22 22:09

정순이 조회 수:654 추천:13





오늘(3월 22일)이 카자흐스탄 설날이다.
인근 공원에서 설날 기념행사가 있었다.
공원 안에는 장사꾼들을 비롯하여 중앙아시아에 살고 있는 여러 민족들이 각자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코너들과 이들을 보기위한 관중들로 붐볐다.
공원 한쪽에선 이 행사를 더욱 빛내기 위하여 음악학교 학생들이 춤, 노래, 악기연주, 시낭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중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집을 나설 때부터 조금씩 불기 시작한 바람이 행사 중반쯤부터 점점 거세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무대와 관중석 사이를 연결한 만국기가 내려앉을 지경이 되었다. 하필이면 성묵이가 연주하려고 한 바로 그 순간에.
만국기는 성묵이의 목과 어깨를 방해했다.
주최측에서 무대를 정돈하기도 전에 이미 반주는 흘러나오고 당황한 성묵이는 첫 음을 놓치면서 간신히 연주를 마칠 수 있었다.
엠프 와 마이크 상태가 나빠서 소리가 끊어졌다 들렸다했다.
바람은 점점 더 세차게 불더니 성묵이 다음순서의 댄스걸들의 얼굴을 당황함으로 울상을 짓게 만들어버렸다.
한 바퀴 빙글 돌때마다 치마가!!!!! (상상에 맡김)
관중석에서는 우악!!!!! 민망의 탄성소리가 들렸다. 야유가 아닌 안타까운 신음에 가까웠다.
어린여학생들이 기껏 준비한 춤과 연주가 고약한 바람 때문에 망쳐질 수도 있는 위기상황이었는데 누구하나 멈추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그녀들과 성묵이의 모습이 대견했다. 몇 분후 급기야 바람의 심술은 극에 달해 태풍과 같은 바람과 비를 휘날리며 행사가 빨리 마쳐지고 다음스케줄도 취소 될 정도로 톡톡히 일조(?)했다.

한주일 뒤 어린이 전도회가 열린다.
사단이 이일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아니 방해할지라도 담대히 극복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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