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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각화

2005.09.29 12:17

정근태 조회 수:424 추천:19



Homepage : http://www.1stdream.com/
E-mail : adventist@kuc.or.kr

캅차가이에서 일리강을 따라(레프팅하기 좋은 코스지요) 약 20km 정도를 내려가면 깍아지른 암벽이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별것 아닌 이 암벽에는 특별한 보물이 있습니다.
바로 서기 8세기에 그려놓은 암각 삼존불(사진)입니다.
아, 삼존불만 있는 건 아니고, 더 오래된 암각화들과 티벳 문자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어서 암각화 군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불화와 주변 암각화들을 보기 위해 이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비포장 길을 한참 가야 이 암각화를 볼 수 있습니다.

불화가 뭐 보물이냐고요?
이 암각 불화를 보물이라고 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현재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 불화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도 문화적인 면에 좀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거기에 그런 것이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지요.

카자흐 민족에게 복음을 이야기하면 이들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러시아 인들은 기독교(러시아 정교)를 믿는 것이 당연하고, 카자흐 족인 나는 이슬람을 믿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 카자흐 족은 조상 대대로 이슬람이기 때문이다.”
저는 이들에게 이 사진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카자흐족이 조상 대대로 이슬람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너희 조상들은 이 땅에 이슬람이 들어오기 전에 불교를 신봉한 적이 있었다. 결국은 옛날의 언젠가에는 불교에서 이슬람으로의 개종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 말은 너희도 그렇게 개종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자흐 사람들은 이런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뭔가 새로운 이야기, 상식을 깨는 이야기니까요.

조상 대대로 무엇을 믿었기 때문에 나도 그것을 믿는다는 것은 자신에 대해 무책임한 말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요, 조상 대대로 불교 혹은 유교 집안이라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종교들도 외래종교인 이상 그들의 조상 중 누군가는 이전의 종교에서 이 새로운 종교들로 개종했다는 것이니까요.

내가 사는 곳 바로 옆에 이런 작은 도구를 1200년 전에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카자흐스탄에서 정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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