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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설교를 한 안식일...

2005.06.05 13:03

정근태 조회 수:662 추천:5





(사진은 이야기에 나오는 아슬벡과 옴스카야 교회에 모인 청년들입니다. )

6월 4일
다시 안식일,,
가장 바쁜 날이 왔습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약간 한기가 있지만, 낮에는 수은주가 꽤나 올라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설교를 세 번 하는 안식일입니다.

아침 10시, 언제나처럼 캅차가이 교회에 참석했습니다. 이제는 반갑고 익숙한 얼굴들이 되어서 “우리 교회”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예배 도중 새롭게 발견한 것인데,,,, 위구르족의 한 청년이 있습니다. 이 청년은 늘 “목사님, 목사님”하며 한국말로 저를 부르는 청년인데, 이 청년은 기도를 마칠 때 두 손을 들어 손바닥을 얼굴로 향해서 세수하듯이 손짓을 하고 마치는 것입니다. 기도중이라 늘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제가 눈을 일찍 떳는지, 아니면 이 친구의 손짓이 늦었는지, 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손짓은 무슬림들이 기도를 마칠 때 하는 손짓입니다. 이 청년은 일전에 제게 와서 위구르족들의 민족 교회를 세웠으면 좋겠다고 꿈을 이야기했던 친구입니다. 위구르족은 무슬림이고 중앙 아시아에 넓게 분포되어 살고 있지만, 그들의 나라를 가지고 있지는 못한 소수 민족입니다. 우리 나라와도 인연이 있어서 신라 왕릉의 무인석에 위구르 무인이 있기도 하지요... 위구르민족에게도 복음이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12시 40분, 예배를 마치고 급히 집으로 와서 식사를 하고 1시 30분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3시까지 샤카리마 교회로 오라는 말을 듣고 넉넉히 시간을 잡고 가야 하기에 서둘렀지요. 버스를 타고 가서 다시 시내에서 택시를 타는 것과, 캅차가이에서 합승 택시를 잡아타는 것이 요금 차이가 없기에, 합승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뭐든지 뜻하는 대로 되지 않지요... 합승택시는 4명이 다 차야 가는데,, 손님은 오직 저와 통역 집사님 둘 뿐이었습니다.
20여분을 기다리자 이제는 초조해 졌습니다. 마침 25인승 버스가 알마티를 향해 출발한다고 외치자.. 더는 다른 손님을 기다릴 수 없어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버스가 알마티 사이란 터미널에 도착할 즈음이 되자, 다른 손님들은 다 내리고, 저와 통역 집사님 둘만 남았는데, 시간은 이미 3시 5분 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가는 길을 모르고, 오직 주소만 가지고 있기에, 통역 집사님은 버스 운전기사와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시간이 없는데,, 이 버스가 그냥 우리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가?” 버스 기사는 얼마를 주겠냐고 했고,, 우리는 합승 택시와 버스 요금의 차액을 모두 주기로 하고, 교회 앞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노선 버스가 노선을 벗어나서 우리 교회를 향해 달립니다. 빨리 선교용 차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웁니다. 그러나 길을 아무도 몰라서 핸드폰으로 위치를 목사님께 물어가면서 어렵게 어렵게 교회를 찾아, 마침내 3시 10분,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예배는 샤카리마 교회 오후 예배입니다. 샤카리마 교회는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서 예배를 드립니다. 그렇다고 이 두 교회가 한 교회가 아니고, 두 교회가 한 교회당을 쓰는 형식으로 완전히 나누어져 있습니다.
약 30여명의 교우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이곳에서 함께 하나님의 말씀을 나눕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하는 성도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성도들,, 은혜를 나눔을 감사하면서 예배를 마쳤습니다. 목사님들이 귀한 이 지역은 성도들이 말씀을 받을 때, 아주 귀하게 받습니다. 이들이 들은 말씀이 하나님의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나타나기를 기도했습니다.

5시, 다시 옴스카야 교회로 향합니다.
오늘 저녁 예배는 옴스카야 교회에서 특별한 예배가 있습니다.
지난 반년간 매주 일요일 4시간씩 청년 지도자로서 교육을 받아온 5명의 청년이 그 과정을 마치고 수료식을 하는 날입니다.
먼저 예배를 드리고, 수료식을 했습니다.
오늘의 세 번째 설교, “하나님이 함께 계시는 강한 사람이 되라”는 권면을 하고 설교를 마쳤는데, 설교 후에 특별한 찬양이 있었습니다.
찬양을 하는 이 아슬벡이라는 청년은 남 카자흐스탄에서는 보기 힘든 카자흐족 출신 재림 청년입니다. 이 청년은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모스크바에 있는 자옥스키 신학 대학에서 공부하고, 카자흐 민족의 무슬림 형제들에게 복음을 전하기를 갈망하고 있지만, 일년에, 1,500US$(약 15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서, 현재 약국에서 짐을 나르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아슬벡은, 예배후에 있는 지도자 수료식에서도 수료증을 받았습니다. 신앙의 열심히 있는 청년입니다. 저같은 이민족 선교사가 일하는 것보다 이러한 카자흐족 청년이 헌신하는 목회자가 되어 봉사한다면, 이슬람 선교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배와 수료식이 마친 후, 청년들을 다 불러 모았습니다. 7월 초에 있을 한국에서 오는 도봉교회 봉사대 팀과 함께 진행할 순서들을 설명하고, 동참을 호소했습니다. 여러 청년들이 함께 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저도 내일부터 알마티에서 모이는 청년들의 모임에 매주 동참하기로 약속하고, 하루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이제, 캅차가이로 돌아오는 길입니다. 9시가 넘었습니다. 서쪽 지평선이 어둠 속에 붉게 물들어 있는 길을 달리며, 하루를 돌아보았습니다.
이 교회 저 교회를 뛰어다니며 바쁘게 보낸 하루이지만, 재미있고 보람있는 하루였습니다.
일이 없는 날보다, 일이 많은 날이 더 즐겁습니다.

“울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라는 말씀을 기억합니다.
아니, 제가 아닌 다른 이들이 그 단을 거둘지라도, 이 씨를 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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