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한국인에게 중앙아시아는 아직 낯선 지역이다. 중앙아시아에 대한 연상도 없고, 어떤 지역인지, 심지어는 지구상의 어느 부분을 중앙아시아라고 하는지도 잘 모른다. 그러나 중앙아시아에 있어 한국은 너무도 익숙한 선망의 대상이다.
중앙아시아의 다섯 나라는 한마디로 소개할 수 없는 다양성을 가진 지역이다.
끝없이 지평선이 펼쳐진 초원, 7000m 급 고봉들이 줄 이은 천산 산맥, 바다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넓은 호수들, 끝없는 사막이 펼쳐지는 다양한 자연만큼이나 그 사회도 다양성의 색채를 띤다. 정치적으로는 철권 독재가 이루어지는 투르크메니스탄으로부터 시민혁명으로 정권을 갈아치운 키르기즈스탄까지, 경제적으로는 하루 1$ 미만으로 살아가는 다수로부터 석유재벌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의 사회이다.
종교적으로는 공산 지배의 산물이 무신론자들로부터, 극렬 이슬람, 온건 이슬람, 러시아 정교회, 그리고 최근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개신교회에 온갖 신흥종교들까지 전래 신앙과 뒤섞여 혼란을 더해가고 있다.

한민족에 의한 세천사의 기별 선포

중앙아시아 지역에 세천사의 기별이 들려진 것은 한국보다 1년이 빠른 1903년. 그러나 복음의 기별이 전해진 직후 이 지역이 공산화되면서 복음은 명맥을 이어가는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1990년대 초반 소련이 와해되면서 공산 독재체제는 사라졌지만, 이름만 바뀌었을 뿐, 그 때 그 사람들이 거의 그대로 지배세력이 되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독립 이후, 종교적 상황들은 약간 개선되는 듯 했으나, 공산 통치기간에 억압받던 이슬람이 민족 종교로서 우점종의 지위를 확보했고, 기독교로서는 러시아 종교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 다른 종파들을 힘으로 누르는 형국이 되었다. 이런 와중에 독일이 통일되면서 재림교회 신자의 다수를 구성하고 있던 많은 독일계 교인들이 독일로 귀환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재림 교회는 더욱 그 교세가 움츠러들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혼돈 속의 중앙아시아에 재림기별을 처음으로 가지고 나선 이는 미주 재림교회에서 파송한 조정완 목사이다. 조정완 목사는 우즈베키스탄 지역에 고려인 교회들을 설립했으며,그 뒤를 이어 역시 미국에서 온 전형원 목사가 카자흐스탄에 교회를 세우고 또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전도회들을 개최하며 영혼들을 얻었다.
그 뒤를 이어 초기 천명 선교들이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 파송되어 세워진 교회들을 돌보았는데, 이들은 진기영, 최용성, 남상보, 남형우, 김성배, 김영석, 최충호, 정현아, 김경자, 강연옥 선교사 들이다. 이들은 앞서 두 분의 목사님들이 세워놓은 교회에서 현지 지도자인 최멜리스, 정모세, 현루찌아 등과 연합하여 복음 전도에 열성을 다했다. 물론 그 사이에 다녀간 ACT등의 단기 전도 봉사 활동도 큰 역할을 감당했다.
한국 목회자들의 활동은 1999년부터 시작되었는데, 1999년에 파송된 필자를 선두로 해서 2001년에는 지명훈 목사, 그리고 2004년에는 천명선교사로 사역의 경험이 있던 최충호 목사가 이번에는 목사로서 파송되었다. 2005년에는 다시 필자가 연합회 선교부장으로 부름을 받아 중앙아시아지역의 전반적인 선교활동을 조력하였다. 한국에서 파송된 목회자들은 한인 교회를 개척하고, 이 지역에 산개해있는 5개의 한인교회들을 돌보고, 현지 원주민 교회들의 선교 활동에 조력하는 활동을 통해 세천사의 기별을 이 지역에 전하는 데에 큰 역할을 감당하였다.
한국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이 활동하는 동안 옆에서 조력한 정슬기, 박지범, 유선 등의 천명 선교사들과, 통역으로 봉사한 김라직, 김제냐 집사 부부의 활동, 또한 선교지를 오가며 고려인 교회들에 두움을 주신 최상원, 엄인섭 장로님, 그리고 단기 선교 활동으로 헌신한 삼육 간호보건대학, 도봉교회 외의 여러 봉사대의 활동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현재 중앙아시아의 선교는 많은 부분이 한인들에 의하여 진행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재로 중앙아시아 연합회의 선교부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필자를 비롯해서, 연합회 산하의 5개 합(대)회의 합(대)회장 중 여러명이 한인들이다. 남카자흐스탄 합회의 합회장인 김알렉 목사, 우즈베키스탄 대회의 대회장인 정안드레이 목사, 그리고 러시아인 아버지와 고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키르기즈 합회장 미하일로프 블라지미르 목사등이 바로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한인들이다. 또한 키르기즈 합회에서 가장 좋은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비쉬케크 한인교회 등 한인 교회들을 돌보는 최충호 목사 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남카자흐스탄 합회의 문서 선교부장 김세르게이 목사, 우즈베키스탄 대회 떼르메스 교회의 김발레라 목사, 꾸일륙 고려인 교회의 문알렉산더 목사등이 중앙아시아에서의 사역에 동참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과 연결되어 한국의 기관과 학교들이 선교 센타와 교회들을 건립하고, 선교적 활동들을 벌여 나가는 데에 큰 힘을 더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선교의 내일

중앙아시아는 그냥 무시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
국제적으로는 카스피해와 그 주변에 묻힌 석유의 발견로 제 2의 중동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성장하는 지역이고, 지정학적으로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만나는 지역, 그리고 이슬람과 기독교가 만나는 지역이다.  
미국에 대한 아시아권과 이슬람권의 증오가 커져가는 시점에서 이 중요한 지역을 향한 한국 교회의 비젼이 커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한국 교회는 또한 이 지역 선교에 아주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첫째, 그들과 피부색이 같고, 생김새가 같고, 그냥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다. 필자도 시장에서는 자주 카자흐인이나 키르기즈인으로 대접을 받는다.
둘째로, 언어가 같은 알타이계언어라는 것이다. 이제 새롭게 중앙아시아 선교를 계획하는 이들은 러시아어가 아닌 그들의 민족어인 우즈벡, 카자흐, 키르기즈어에 도전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언어들이 바로 한국어와 같은 문법체계를 가진 알타이계 언어라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이점이라 볼 수 있다.
셋째로, 이미 중앙아시아에는 40만명에 달하는 고려인이라 불리우는 동포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이들은 한국인들의 선교 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넷째로, 중앙아시아에서는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최고의 브랜드로 통한다는 것이다. 삼성, 엘지 등을 선두로 해서 많은 한국 기업들은 중앙아시아에서의 입지를 굳히고, 한국인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관계에 있는 한국 교회가 이들을 방치하고 있을 수 있겠는가?
한국 개신교계에서는 이미 수천명의 선교사와 그 가족들을 파송하였고, 이미 굵직한 개신교회들은 다 한국인 목사들과 한국 교회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비하면 한국 재림교회의 지원은 너무 초라하기만 하다.

이제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중앙아시아에 다녀갔고, 중앙아시아를 선교지로 기억하고 있다. 지금이은 이 관심과 헌신들을 묶어서 더 큰 에너지로 창출해 나가야할 시점이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치열한 선악의 쟁투가 벌어지고 있습다.
이 전쟁에는 양측 모두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무기들을 사용한다.
동포애, 건강, 과학, 심령술, 기적, 그리고 민족주의까지... 이 전쟁은 총력전이다. 누구 하나, 어떤 무기 하나도 뒤로 보내어 쉬게 할 수 없는 총력이다.
이 전쟁에 참전하고 있는 이들에게 얼굴은 알지 못하지만 한 진리를 가지고 위하여 기도하고 돕는 이들이 있음을 알게하자.



정근태(adventist@kuc.or.kr / www.1stdream.com)
유로아시아지회 남연합회 선교부장(Director of Global Evange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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